글로벌 시장·경제 리포트

이탈리아 정치가 유로존 은행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

유럽 지역의 최근 정치 환경 변화는 유로존 은행동맹의 자본구조, 수익 마진, 그리고 전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2018년6월14일

최근 이탈리아에서 벌어진 정치적 변화들은 유로존 은행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새로운 정권이 구성된 후 시장이 전반적으로 반등하였지만, 유로존 은행주들은 지난 2주간 약 10% 정도의 하락세를 보였고, 이탈리아 은행주는 15%나 하락하였습니다. 이탈리아에서의 변화는 특히 이탈리아 은행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유럽 전역의 은행업종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여기서는 그 이유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이탈리아 국채와 독일 국채간 스프레드가 자기자본비율에 영향

6월 1일 기준으로 이탈리아 10년만기 국채와 독일 국채간 스프레드는 220bps 벌어져 있습니다. 이는 5월 마지막 주에 가장 확대되었던 280bps에서 축소된 모습이지만, 3월말 수준 대비 100bps 정도 확대된 수준입니다. 이탈리아 은행들은 일반적으로 금리 상승에 대해 헷지를 하지만, 스프레드 변화에 대해서는 하지 않습니다.

제한적인 정보 공개, 헷지 전략, 그리고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9)의 도입 등으로 전망하기가 더욱 어려워졌지만, 올해 2분기 이탈리아 은행들의 핵심자기자본 (Core Tier 1 capital) 비율은 하락 압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보유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한다면 원금 상환과 함께 줄어든 자본가치를 다시 회복할 수 있겠지만, 만기가 긴 채권이라면 오랜 기간이 소요될 것이며, 그 기간동안 시장 가격 움직에 따른 변동성이 나타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리 민감도는 제한적으로만 나타나고, 핵심자기자본이 약3% 감소되는 정도의 변동성이 일반적일 것입니다. (핵심자기자본비율에서 40-50bps 변동시)

높은 국가 채무비용으로 은행 마진이 영향을 받고, 수수료 수익의 성장에 대한 역풍으로 작용

이탈리아의 국가 채무비용이 높아지면서, 이탈리아 은행의 도매 및 일부 소매 금융 부채비용도 함께 상승하며, 은행의 순이자마진은 하락 압력을 다소 받게 될 것입니다. 축소된 마진은 시간이 흐르면서 대출이자 상승분으로 그 손실폭이 상쇄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와 함께 몇 년간 이탈리아 은행들에 나타난 것보다 더 강한 수준의 가격 정책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수료 수익도 약간의 역풍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소매 금융 소비자들이 은행에서 판매하는 뮤추얼 펀드에 투자하기보다는 높은 이자를 기대하며 이탈리아 국채 투자를 선호하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압박은 약한 수준으로 지나치게 강조될 필요는 없지만, 이익 실적이 하향조정되는 것은 주식 성과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유럽중앙은행의 긴축정책 지연도 영향을 미칠 것

이탈리아 국채 시장의 변동성이 가져올 보다 장기적이고 광범위한 영향은 유럽중앙은행 통화 긴축의 지연입니다. 지난 2주간 2021년 금리 전망은 25bps 하락하였으며(Euribor 3년 선도계약 기준), 유럽중앙은행의 자산매입 프로그램 (현재 월 300억 유로)의 종료 시점은 연기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ECB의 금리 인상은 유럽 은행업종에 긍정적으로 작용합니다. 슈로더 자체 전망에 따르면, 금리의 100bps 상승은 팬유럽 지역 은행 업종 이익을 약 18% 상승시키며, 이로부터 유로존의 하위업종은 17% 상승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많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중기 실적 전망에 이와 같은 이익개선 전망을 중요하게 반영하고 있으며, 만약 금리 인상이란 호재 요인이 없어지게 된다면 시장 컨센서스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특히, 금리 민감도가 높은 종목의 경우에는 더 더욱 그렇습니다.

재무제표상의 부채 정리 기간은 길어질 수 있으며, 비용도 더 들어갈 수 있음

이탈리아 은행들이 재무제표상 부채 정리를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유럽중앙은행은 이 부분에 대한 압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럽중앙은행의 부실채권에 관한 지침에 이런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미 긴 회수 기간의 개선을 지연시키는 정부 조치들과 함께 대출 비용의 증가 가능성과 담보 가치평가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 등은 재무제표상 부채 정리 비용을 더 높일 수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대형 은행들은 이 측면에서 의미있는 진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은행 시스템 전체를 바라볼 때 아직은 가야할 길이 멀게 느껴집니다.

은행동맹의 형성이 지연될 수 있음

유럽중앙은행에 따르면, “은행동맹을 형성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경제통화연맹을 완성하는 중요한 단계입니다.”[1] 유로존의 대형 은행들이 공통적으로 유럽중앙은행으로부터 감독 및 관리를 받고, 단일정리체제(Single Resolution Mechanism)가 도입되면서 은행동맹 형성이란 중요한 프로젝트를 향한 첫 발이 내딛어졌습니다.

그 다음 단계는 경제통화연맹을 지원하는 ‘유럽 예금 지급 보증제(EDIS)’를 강화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포퓰리즘 정권이 들어서면서, EDIS에 대한 유럽 핵심국가들의 호응도가 약화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지난 5월 31일 이탈리아에서 신정부 구성을 발표하면서 시장은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은 모습입니다. 어떤 성향의 정책들이 세워지고, 이로 인해 이탈리아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높아지는지 여부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좌우하게 될 것입니다. 이탈리아 국가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가장 큰 위험요인입니다. 하지만, 견제와 균형의 과정들이 수없이 이뤄지면서 이와 같은 상황이 나타날 가능성은 제한될 것입니다.

2016년의 브렉시트 투표 이후 영국 은행들의 실적이 악화되지는 않았습니다. 실제로, Lloyds 와 RBS의 작년 실적은 플러스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불확실성 요인이 남아있어, 이들 은행 종목들을 투자자들은 여전히 “페널티 박스” 안에 남겨두고 투자를 선호하지 않습니다. 현재, 이탈리아 은행들 역시 비슷한 운명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위험을 감수할 만큼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종목들이 한 두개 있기는 합니다.

업종 전반을 합리적인 기본 시나리오 기준으로 전망해볼 때, 여러 은행들의 밸류에이션이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수준으로 나타납니다. 당사는 금리 움직임과 상관없이 매력있는 성과를 기대해볼 수 있는 은행 종목들에 대한 투자를 선호합니다. 만약 금리 인상이 동반된다면, 이는 더욱 우호적으로 성과에 기여할 것입니다.

 


[1] https://www.bankingsupervision.europa.eu/about/bankingunion/html/index.en.html